칼럼 50

[김영래 칼럼] 총선, 유권자가 과연 주인인가 - 경기일보 2016 4.4 -

프랑스의 저명한 사회사상가 장 자크 루소(Jean Jacques Rousseau)는 그의 저서 ‘사회계약론’에서 “국민은 투표할 때만 자유롭다. 국회의원은 선출되면 국민은 다시 노예로 전락한다.”라고 말할 정도로 선거에서 유권자는 선거 후에 정치인들로부터 철저히 무시당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오는 13일 실시되는 20대 국회의원 선거도 벌써 중반을 치닫고 있어 일주일 후면 유권자의 심판이 결정된다. 국회의원 후보자들은 시장, 지하철 역 입구, 버스 터미널 등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든지 가서 허리를 180도로 굽혀 정중하게 인사를 한다. 심지어 경로당에 가서는 큰절로 인사를 드린 후 무릎을 꿇는 후보도 있다. 이들 후보자의 한결같은 외침은 국회의원에 당선되면 유권자 여러분을 주인으로 모시고 ..

[김영래 칼럼] 매니페스토와 의정활동계획서 - 경기일보 2016. 03. 15 -

말도 많은 4·13총선 후보자 공천 작업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국회의원 후보공천 신청자들은 신청 서류 작성 때부터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지불해야 된다. 이미 각 정당은 국회의원 후보공천 신청자들로부터 이력서, 병적사항확인서, 재산보유현황서는 물론 세금납부증명서, 배우자가 포함된 범죄경력에 관한 증명서 등을 각종 서류를 받아 이를 공천후보자 검증자료에 활용하고 있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은 25개, 국민의당은 15개의 각종 서류를 받고 있으며, 또한 공천신청 비용도 각각 100만원, 200만원, 300만원씩 납부하고 있다. 이중 우리가 눈여겨 볼 수 있는 신청서류 중의 하나는 의정활동계획서이다. 이 계획서는 형식에 있어 주요 정당들 간에 다소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후보신청자가 국회의원에 당선되었을 경..

선거구 획정과 정치공학 - 2016. 02.15 경기일보 -

제20대 국회의원 선거가 불과 두달도 남지 않았는데, 아직도 선거구 획정이 결정되지 못하고 있다. 2014년 헌법재판소가 현행 선거구 획정 기준인 3대1의 편차가 심하여 이를 지난해 12월31일까지 2대1로 조정해야 된다는 결정을 하였으나, 국회는 헌법재판소의 결정까지 무시하면서 현재까지 선거구 획정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그 동안 국회는 선거구 획정을 국회의원들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좌지우지했다는 국민적 비판을 받았다. 이런 여론을 의식, 선거구획정위원회라는 독립기구까지 설치, 이 기구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하는 파격적인 조치까지 하였지만, 그 결과는 과거와 모양만 다르지 결정 과정은 거의 비슷하다. 선거구 획정을 위한 정치인들의 정치공학에 대하여 ‘혹시나’ 했던 국민들의 기대와는 달리 ‘역시나’로 ..

국회의장의 쓴소리와 권위 - 경기일보 2015.12.21 -

민주정치의 상징인 영국의회를 수년 전에 방문, 방청한 적이 있었다. 런던 테임스 강변에 위치한 고색창연한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있는 영국의회 의사당은 오랜 민주정치의 역사만큼이나 전통과 권위를 상징하고 있다. 영국의회 견학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하얀색의 가발을 쓴 영국의회 의장의 역할과 권위였다. 상원과 하원의 양원으로 구성된 영국의회는 상원은 귀족으로 구성된 명예직이기 때문에 주요 의정활동은 하원에서 진행된다. 하원의장은 치열한 경쟁을 통한 투표보다는 주로 여당과 야당의 합의로 선출되기 때문에 다선의 원로의원으로 여야의원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의원이 선출되는 것이 관례이다. 하원의장은 선출과 동시에 소속정당에서 탈당, 무소속이 되며, 동시에 의장의 상징으로 하얀 가발을 쓴다. 엄격한 중립을 지키며, 의..

기회의 땅, 베트남의 천지개벽 - 경기일보 2015. 11. 30 -

지난 달 초 대한민국ROTC동남아총연합회 총회가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에서 개최되어 해외ROTC동문들에게 최근 남북관계와 통일문제에 대한 특강 차 방문하였다. 3년 전 대학 총장으로 재직 시 학생들의 해외봉사 활동을 격려하기 위하여 하노이를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이번 방문에서 필자는 하노이를 비롯하여 베트남이 상전벽해(桑田碧海)와 같이 변화된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비록 3년의 세월이 지나기는 하였지만 베트남은 그 동안 천지개벽을 하였다. 당시 하노이에는 경남기업에서 건축한 72층의 ‘하노이 경남빌딩’ 2동이 랜드마크로 상징적인 건물이었고 오래전 세운 대우호텔이 그나마 시내 중심가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고층건물과 아파트가 즐비하고 신시가지에는 롯데호텔, 그랜드플라자호텔 등 5성급의 ..

한반도 정세와 新조선책략 - 경기일보 2015. 11. 09 -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가 미묘하게 전개되고 있다. 지난 달 31일 박 대통령은 중국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한·중회담을 했고, 11월 1일 한·중·일정상회담이 3년반만에 개최되기도 했다. 또 지난 2일에는 박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총리 와의 한·일정상회담을 진행했다. 한·중·일회담에서는 동북아 정세를 비롯, 3국간 경제협력, 북핵문제 문제 등 각종 현안에 대한 논의를 통해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그러나 한·일회담은 오찬, 공동성명서 발표도 없이 끝났다. 다만 앞으로 양국 정상이 다시 만날 수 있는 실마리를 마련했다는 것이 소득이라고 할 정도이다. 지난 2개월간 한국를 비롯한 동북아에서 치열한 외교전이 전개되었다. 우선 박근혜 대통령은 9월 3일 파격적인 중국 전승..

UN과 한국 - 경기일보 2015. 10. 15. -

금년은 해방과 분단된 지 70주년이 되는 해이다. 동시에 해방과 분단에 있어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친 국제연합(UN)이 창립된 지 또한 70년이다. 이런 역사에서 보는 바와 같이 한국과 UN은 상호 불가분의 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런 관계는 계속될 것이다. 현재 UN을 대표하는 사무총장은 한국 출신의 반기문 전 외무부장관이다. 2006년 선임된 이후 5년 임기 후 연임되어 2016년 말에 임기가 끝난다. 반기문 사무총장 이외에도 과거에 비하면 고위직은 물론 일반 사무직에도 한국인이 다수 근무하고 있다. 한국 외교관인 김원수 UN군축담당 사무총장, 강경화 인도적지원담당사무차장보가 대표적이다. 매년 한국의 대통령은 가을에 열리는 UN총회에 참석하여 기조연설을 한다. 금년에도 지난 9월 28일 박근..

다문화 사회와 포용정책 - 경기일보 2015 년 09 월 21 일-

단군조선의 단일민족을 자랑하던 한국이 다문화 사회로 되어 가고 있다. 한국은 이미 다문화 사회로의 전환이라는 측면에서 이미 진입단계를 넘어 출신국 별로 이주민 공동체가 형성되는가 하면 집단적 거주지가 출현하여 지역사회 정책 수립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과도기 단계로 들어섰으며, 곧 정착단계로 발전될 전망이다. 집권 여당에는 필리핀계인 이자스민은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다문화 사회를 위한 활동하고 있으며, 일부 지방자치단체에 경우, 지방의원이 있는가 하면 학교운영위원회, 농촌 마을의 동장, 이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외국 출신으로 귀화하여 한국적을 취득한 사람이기는 하지만 다민족·다문화사회의 일원인 것이다. 최근 행자부의 발표에 의하면 한국 내 체류 외국인은 2015년 1월1일 기준으로 174만 1천91..

공공외교와 국가이익의 추구 - 겅기일보 2015. 09. 07. -

지난달 14일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가 발표한 담화에 대하여 우리 국민들은 물론 세계가 실망하고 있다. 일본의 전 총리인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등 양심적인 정치인과 지식인들도 아베의 담화는 잘못된 역사인식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라면서 비판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주요 지도자들도 아베의 담화는 물론 지금까지 행한 아베의 역사인식과 언행에 대하여 비판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아베에 잘못된 역사관에 인식한 담화에도 불구하고 유독 미국은 아베의 담화를 환영하고 있어 오랜 한미동맹을 유지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미국의 태도에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 정부는 ‘아베 총리가 2차 대전 당시 일본이 야기한 고통에 깊은 참회를 표하고 역대 일본 내각이 취해온 역사적 담화를 계승한다고 약속한 것을 환영한..

[김영래 칼럼] 소용돌이 한국 정당정치- 경기일보 7. 20 -

최근 정치권이 크게 요동을 치고 있다. 정치는 생물과 같아 변화하는 환경에 지배를 받을 뿐만 아니라 정치 그 자체가 새로운 환경을 조성하는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정치에서의 변화는 바람직한 것일 수 있다. 그러나 최근 한국 정치권에서 발생하는 변화 움직임은 이런 긍정적 요소보다는 부정적 요소가 더욱 많아 국민들로부터 정치 불신만 증폭시키고 있다. 우선 정치의 가장 핵심적인 집단인 정당이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집권당인 새누리당은 국회법 개정문제로 청와대와 당이 대립각을 세우면서 의원 스스로 선출한 유승민 여당 원내대표가 임기 도중 의원총회의 사퇴권고안을 받아들여 물러났다. 새로운 원내대표를 투표가 아닌 합의 추대하고 그동안 열리지 못했던 청와대와 당 지도부가 회동하여 외견상으로 당청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