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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과 한국 - 경기일보 2015. 10. 15. -

dd100 2015. 10. 14. 09:41

금년은 해방과 분단된 지 70주년이 되는 해이다. 동시에 해방과 분단에 있어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친 국제연합(UN)이 창립된 지 또한 70년이다. 이런 역사에서 보는 바와 같이 한국과 UN은 상호 불가분의 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런 관계는 계속될 것이다.

현재 UN을 대표하는 사무총장은 한국 출신의 반기문 전 외무부장관이다. 2006년 선임된 이후 5년 임기 후 연임되어 2016년 말에 임기가 끝난다. 반기문 사무총장 이외에도 과거에 비하면 고위직은 물론 일반 사무직에도 한국인이 다수 근무하고 있다. 한국 외교관인 김원수 UN군축담당 사무총장, 강경화 인도적지원담당사무차장보가 대표적이다.

매년 한국의 대통령은 가을에 열리는 UN총회에 참석하여 기조연설을 한다. 금년에도 지난 9월 28일 박근혜 대통령은 기조연설을 통하여 UN을 통한 평화를 강조하고 또한 개발도상국 발전에 한국의 경험을 전수,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겠다고 말해 국제사회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1960년대 한국은 UN에 가입도 하지 못해 옵서버 자격으로 UN총회에 참석은 허용되었지만, 투표권도 없었다. 물론 북한도 마찬가지였다. 더구나 당시 남한과 북한은 한반도 통일방안을 각기 다른 내용으로 UN총회에 상정하여 이를 서로 유리한 방안이 채택되도록 남과 북이 치열한 외교전을 전개했다.

당시 우리는 UN에서 더욱 많은 지지를 얻기 위하여 남태평양군도의 불과 약 85만명 인구를 가진 피지(Fiji)와 같은 소국의 외무장관을 UN총회 전에 한국으로 초청, 융숭한 대접을 했다. 평소 어부로서 활동하던 피지 외무장관은 김포공항에서 출국 시 ‘금년 UN총회에서 피지공화국은 남한의 통일방안을 적극 지지하겠다’고 기자회견을 하던 장면이 회상된다.

북한 역시 비동맹국가 외무장관들을 초청, 남한과 UN에서 치열한 득표경쟁을 했다. 이런 한반도 통일방안에 대한 남북한의 소모적인 경쟁은 1991년 남북한이 UN에 동시 가입됨으로서 더 이상 없어지기는 했지만, 아직도 핵문제, 인권 문제 등으로 남북한은 UN에서 자주 충돌하고 있다.

한때 우리는 UN창립일인 10월24일을 공휴일로 정하여 기념하기도 했다. 세계에서 국제기구의 창립일을 기념하기 위하여 공휴일로 지정했던 국가는 아마 우리가 최초이자 마지막일 것이다. 물론 한국전쟁 시 있었던 UN의 도움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UN은 제2차 세계대전이 국제연맹이란 국제기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여 비극적인 전쟁이 발생하였다는 강대국 지도자의 공통된 인식으로 1945년 10월2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51개국이 참여, 창립되었다. 2013년 남수단이 가입, 193번째 회원국이 되었다.

UN은 분쟁국에 평화유지군(PKO)을 파견, 세계경찰로서의 역할을 강력하게 수행하고 있으며, 한국도 이에 참여하고 있다. UN의 년 정규 예산이 약 28억 달러에 달하며, 이는 회원국의 분담금으로 충당된다. 2014년의 경우, 미국이 약 6억 달러로 제일 많은 분담금을 내고 있으며, 한국은 년 5천400만 달러로 이는 분담률 세계13위에 해당된다.

 

이런 막강한 힘을 가진 UN의 역할 때문에 영세중립국인 스위스도 중립을 보장받는 것이 UN에 가입하는 것이 더욱 유리하다고 인식, 지난 2002년 190번째 회원국으로 가입, 활동하고 있다.

UN을 통한 세계 평화와 안정된 질서 유지는 특히 한국에 있어 중요한 관심사이다. 이런 국제기구에 더욱 많은 한국의 젊은이들이 진출, 제2, 제3의 반기문과 같은 글로벌 지도자가 나오기를 기대한다. 이렇게 되면 남북한 통일문제도 UN의 적극적인 역할로 해결될 수도 있지 않을까.

김영래 아주대 명예교수前 동덕여대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