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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은 촛불의 힘…국정안정 최우선" - 경기일보 인터뷰 2016.12.11 -

dd100 2016. 12. 12. 13:50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것에 대해 이 시대의 석학이자 스승인 김영래 아주대 명예교수(전 동덕여대 총장)의 시선은 날카롭고도 단호했다. 100만 명이 넘게 모인 촛불집회에서 평화적이면서도 자기의 의사를 가감 없이 밝힌 국민들의 성숙한 시민의식이 대통령 탄핵을 이끌어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통해 발현된 민의가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졌다”며 “앞으로 이 민의를 올바르게 받아들이는 것이 정치권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에게 박 대통령 탄핵의 의미와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들어봤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이 가결됐다. 어떤 의미인가.
-이번 탄핵은 그동안 박 대통령이 정무를 수행함에 있어 헌법을 위반하고 국정농단 사태를 부른 데 대한 국민적 평가가 반영된 것이라 볼 수 있다. 지난 6주 동안 광화문 등에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 집회가 계속 이어지지 않았나.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가 이러한 민의를 반영해 탄핵소추 가결로 이어졌다.

▲사상 유례가 없는 인원이 촛불 아래 모였다. 어떻게 평가하나.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많은 시위가 있어왔지만, 폭력적 행위로 비난을 자초해왔다. 그러나 이번 촛불은 단순한 집회를 넘어서는 ‘축제’의 장이 됐다. 100만 명이 넘는 인파가 광장에 모였고 지극히 평화적인 방법으로 대통령 퇴진이라는 확실한 의사를 표시했다. 이는 세계 역사를 보더라도 유례가 없는 일로, 외신들이 주목한 부분도 이 지점에 있다. 민주시민의 성숙함이 전 세계에 촛불을 통해 표출된 것이다.

▲탄핵 정국에서 정치권이 가장 우선을 둬야 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국정안정이 최우선 과제다. 대통령의 직무는 정지됐지만 여전히 우리나라는 경제문제, 남북관계 등 현안이 산적해 있다. 국정이 안정되지 않으면 민생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대통령 권한을 대행할 황교안 국무총리와 국회의 역할은 더더욱 중요하다. 민심을 최대한 반영해 원활한 국정 수행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현 정국을 타개할 복안이 있다면.
-황 총리의 역할이 중요하다. 일부에서 황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자칫 국정 수행의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황 총리는 관리자로서 중립적 위치를 견지하고 원만한 국정 운영에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회를 비롯한 국민과의 소통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국회 또한 여야 협치를 통해 현재 쌓여 있는 난제를 해결하는 데 역량을 펼쳐야 한다.

▲이번 대통령 탄핵안 가결에서 우리가 배울 점은.
-단순히 대통령 한 명의 직무가 정지된 데서 끝나서는 안 된다. 오히려 ‘민주정치’를 단단히 뿌리내리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민주사회에서 정치는 과정 자체가 투명하고 공정해야 하는데 ‘정상의 비정상화’가 이뤄지며 국민들이 분노했다. 민주정치의 가치는 진보와 보수, 여와 야를 가리지 않고 마땅히 지켜야 할 대의명제다.

▲정치 지도자가 가져야 할 올바른 자세는.
-논어에 ‘정자정야(政者正也)’라는 구절이 나온다. 정치는 천하를 바로잡는 것이란 의미다. 또 ‘선공후사(先公後私)’라는 말도 있다. 사사로운 일보다 공익을 앞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탄핵 사태는 정치지도자로서 지녀야 할 자세를 다시 한 번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정치권은 이 말의 의미를 깊이 인식하고 앞으로 국정운영의 자세로 삼아야 한다.

김영래 아주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