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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선거와 新고립주의 - 경기일보 7. 18 -

dd100 2016. 7. 19. 09:50

미국 대통령 선거가 곧 본선에 들어서게 된다. 오는 11월8일 실시되는 대통령선거 본선에 출마할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자들은 지난 2월1일 아이오아주에서 실시된 예비선거부터 장장 6개월여에 걸쳐 당내 경선에 참여, 치열한 선거전을 펼쳤다. 이미 각 정당은 예비선거를 통하여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과 공화당의 도날드 트럼프가 사실상 양당의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 상태이지만, 앞으로 있을 전당대회에서 공식적으로 각 당의 후보로 지명될 예정이다.

공화당은 18일(한국시간 19일)부터 21일까지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민주당은 오는 25일부터 28일까지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전당대회를 개최한다. 민주당의 경우 버니 샌더스 후보가 지난 12일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지지하기로 공식 선언하였으며,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샌더스의 진보정책을 상당 부문 공약으로 받아드리겠다고 약속했다. 더구나 현직 대통령인 오바마까지 공식적으로 합동유세에 참여한 상태이기 때문에 민주당 전당대회는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대권 진군의 승리를 위한 축제 분위기가 될 것이다.

그러나 공화당의 전당대회 사정은 다소 복잡하다. 트럼프는 공화당의 유일한 후보이지만 그에게 반발하는 목소리가 워낙 커 전당대회장 주변에서 크고 작은 시위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되어 경찰의 삼엄한 경계 하에 개최될 것 같다. 인권·환경 단체 등 반(反)트럼프 진영이 가두시위를 준비하고 있으며, 당내 반대세력도 상당수 반발하고 있어 격렬한 시위가 예상된다. 더구나 부시 전 대통령과 같은 공화당의 거물급 정치인들이 불참을 예고하고 있어 전당대회는 축제 분위기가 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각 정당은 부통령 후보가 될 러닝메이트를 지명할 것이다. 지금까지 부통령 후보는 대선 본선에서의 승리를 위하여 지역적·이념적 고려를 통해 지명하는 것이 상례이다. 레이건 대통령의 경우, 자신은 서부 캘리포니아주 출신임으로 부통령은 남부 텍사스주의 부시를 선택한 것이다. 따라서 각 당의 대통령 후보가 누구를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느냐에 따라 유권자의 표심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트럼프는 인디애나 주지사인 펜스를 부통령 후보로 이미 지명했다.

이번 미국 대통령 선거는 최근 실시된 대통령 선거 중 유권자들의 관심을 가장 끌지 못하고 있는 선거인 것 같다. 트럼프는 ‘미국이 제일’(America First)이라는 미국 이익중심의 선거슬로건 아래 이민정책, 안보정책 등에 대하여 극단적인 내용의 선거유세를 함으로서 오히려 미국사회를 분열시키고 있다는 강한 비판을 언론 등으로부터 받고 있다. 때문에 공화당 내 주류 상당수가 트럼프를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힐러리 클린턴도 최선의 후보는 아닌 것 같다. 퍼스트 레이디, 국무장관의 화려한 경력과 더불어 최초의 여성후보라는 프리미엄에도 불구하고 장관 시절 중요한 국가정보를 개인 이메일로 사용해 조사를 받았을 정도로 신뢰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또한 화려한 경력이 유권자에게 신선함을 주기보다 오히려 서민층으로부터 외면당하는 기득권층의 낡은 이미지를 주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번 미국대통령 선거에서 우리가 특히 주목할 부분은 영국의 브렉시트 이후 대두되고 있는 신고립주의 현상이다. 공화당의 트럼프는 이미 정책 최종안에 미국을 우선에 놓고 무역협정을 협상해야 한다는 내용을 확정했다. 또한 민주당도 노동자 보호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존 무역협정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정강정책 초안을 통과시킨 상태이다.

미국의 양대 정당은 이번 전당대회를 통하여 보호주의 정책을 정강에 포함시킬 것이 거의 확실하다. 따라서 무역에 의존하는 우리로서는 미국 대선에 관심을 가지고 이에 철저하게 대비해야 될 것이다. 새삼 미국의 신고립주의 열풍에 가득이나 어려운 한국 경제가 더욱 침체될 수 있어 염려된다.

김영래 아주대학교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