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언론기사 및 기고문)

대학 운영 노하우 나누면서도 선·후배 확실하죠 - 한국경제 -

dd100 2014. 8. 11. 10:42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4081028181

ROTC 출신 전·현직 대학 총장 모임 'ROTC총장협의회'

40여명 회원 분기마다 모임
ROTC 지원 독려 '홍보대사'
후배 장교에 특강…고민상담도

지난 7월11일 경기 포천시 대진대 캠퍼스에 모인 ‘ROTC 대학총장협의회’ 회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박동호 청강문화산업대 총장, 김병묵 신성대 총장, 손병두 전 서강대 총장, 김영래 동덕여대 총장, 이우용 전 한국사이버대 총장, 이재희 경인교대 총장 (뒷줄 왼쪽부터) 신성균 열린사이버대 총장, 김일섭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 이근영 대진대 총장, 김종욱 전 한국체대총장, 박군철 국제원자력대학원대 총장, 채정룡 전 군산대 총장. ROTC 대학총장협의회 제공

지난 7월11일 경기 포천시 대진대 캠퍼스에 모인 ‘ROTC 대학총장협의회’ 회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박동호 청강문화산업대 총장, 김병묵 신성대 총장, 손병두 전 서강대 총장, 김영래 동덕여대 총장, 이우용 전 한국사이버대 총장, 이재희 경인교대 총장 (뒷줄 왼쪽부터) 신성균 열린사이버대 총장, 김일섭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 이근영 대진대 총장, 김종욱 전 한국체대총장, 박군철 국제원자력대학원대 총장, 채정룡 전 군산대 총장. ROTC 대학총장협의회 제공


“22사단 총기 난사 사건과 ‘윤 일병 사건’을 보면서 선배 장교로서 부끄러웠어요. 제가 GP에 소대장으로 있을 땐 고생스러웠지만 소대원들과는 정말 끈끈했었는데…. 장교들의 관심과 사랑이 부족해서 일어난 일입니다.” (김영래 동덕여대 총장)

지난달 11일 경기 포천에 있는 대진대 캠퍼스에 전·현직 대학 총장 13명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웃으며 거수 경례로 인사를 대신하고 ‘총장님’이라는 호칭 대신 서로를 ‘선배님’과 ‘후배님’으로는 부르는 모습에서 어렴풋이 청년 장교 때의 모습이 배어 나왔다. 이날은 ‘대한민국 ROTC 대학총장협의회’의 모임이 있는 날이었다.

ROTC(학생군사교육단) 대학총장협의회는 2012년 9월 처음 결성됐다. ROTC 중앙회보를 통해 서로의 근황만 알고 지내던 대학 총장들이 대학 간 교류 활성화와 ROTC 발전을 목표로 모였다. 1대 회장을 맡았던 이우용 전 한국사이버대 총장은 “사병들의 복무 기간이 단축되자 ROTC에 지원하는 학생 수가 줄어들어 안타까웠다”며 “ROTC 발전을 위해 뭔가 해보자는 마음에서 모임을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ROTC 대학총장협의회 회원은 전·현직 총장을 합쳐 40여명이다. 김영래 동덕여대 총장과 손병두 전 서강대 총장, 이장무 전 서울대 총장, 김병묵 신성대 총장 등이 회원이다.

절반가량의 회원이 현직에서 일하고 있어 분기에 한 번 모임을 갖는다. 대학 총장들의 만남인 만큼 대학 운영과 학교 간 교류 방안이 주된 대화 주제다. 출신 학교와 전공 분야가 서로 달라 다양한 방식의 대학 운영 노하우를 주고받을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총장들은 입을 모았다.

특정 분야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둔 대학의 총장이 참석자들 앞에서 비결을 발표하기도 한다. ‘대학에서의 문화 콘텐츠 개발’을 주제로 발표했던 박동호 청강문화산업대 총장이 대표적이다. 박 총장은 CJ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와 세종문화회관 사장을 지내고 대학을 맡은 최고경영자(CEO) 출신 총장이다. 이근영 대진대 총장은 “국문과 교수인 내게 기업가 출신인 박 총장의 시각은 놀라웠다”며 “4년제, 2년제, 사이버대 등 다른 유형의 대학을 운영하는 총장들끼리 모이다보니 그만큼 다양한 생각을 나눌 수 있다”고 말했다.

후배 ROTC 장교들을 위한 고민도 빼놓을 수 없는 주제다. 총장들은 선배 장교이자 교육자라는 특성을 살려 사관후보생들에 대한 특강을 진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장교에게 가장 필요한 자질은 바로 인성이라는 생각에서다. 총장마다 자신의 강의 주제를 정리해 각 대학 학군단에 전달하고 초청하는 곳이 있으면 강연을 하는 방식이다.

가천대 석좌교수로 강단에 서고 있는 이우용 전 총장은 “수업을 하면서 짧은 기간에 리더십을 키울 수 있는 ROTC의 장점을 학생들에게 반복해 얘기했더니 학기가 끝나고 5명의 학생이 지원 의사를 밝혔다”고 웃으며 말했다.

ROTC 장교 출신답게 총장들의 ‘군대 사랑’은 식을 줄 모른다. 45년 전 21사단 GP 소대장 시절에 썼던 일기장을 아직까지 간직하고 있는 김영래 총장은 “소대원들과 꽁꽁 언 연못 위에서 스케이트를 타던 시절이 지금도 그립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5년 동안 복무하며 특전사 중대장까지 지낸 이근영 총장은 요즘도 학교 학군단 학생들과 아침 운동을 함께하고 있다. 그는 “여러 사건으로 군이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장교들이 임관하던 순간의 초심으로 돌아가 병사들과 하나가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