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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덕여대 새로운 100년]김영래총장이 말하는 ‘동덕여대의 경쟁력’ 동아일보 2010-11-19

dd100 2011. 3. 1. 15:01
http://news.donga.com/3/all/20101118/32691579/1

“여성의 시대 21세기 이끌 감성리더를 키웁니다”

 

《김영래 동덕여대 총장은 학생들로부터 ‘포근한 리더십’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온화한 그의 이미지처럼 상대를 배려하는 따뜻한 성품이 총장 직무수행 중에도 그대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김 총장은 자신의 리더십 스타일을 섬김의 리더십에서 ‘리더십’을 뺀 것이라 말했다. 앞에 나서 이끌기보다는 섬기고 봉사하며 든든한 후원자가 되겠다는 뜻이다. 인터뷰 내내 그는 소통과 화합을 강조했다. 김 총장은 동덕여대를 기본이 충실한 대학, 교육이 강한 학교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수십 명의 후보자들을 물리치고 총장이 됐다. 동덕여대에 대한 어떤 비전을 제시했나.

“비전은 많다. 그러나 실천할 수 있는 비전은 별로 없다. 아주대에 있던 200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일본에서 연구한 매니페스토를 들여와 정치권에 새로운 자극을 가했다. 시민단체와 시민들이 나서 정치인들의 공약을 검증했고 매니페스토 운동을 통해 우리 정치가 한 단계 높아졌다. 대학도 마찬가지다. 실천 가능한 사업들을 제시하는 것이 원칙이다.

슬로건은 ‘동덕비전 2020’이다. 학사 제도 행정 등 9개 분야의 선진화를 통해 21세기를 이끌어갈 글로벌 여성 리더를 양성하는 것이 동덕의 목표다. 내년이면 건학 101주년이다. 새로운 백년을 맞아 개교일인 5월에 구체적인 발전 계획을 발표할 것이다.”

―5월이면 총장 임기가 시작되고도 한참이 지나서다. 보통 임기 시작과 함께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일반적이지 않은가.

“큰 그림에서의 전략은 제시했다. 그러나 각론으로 들어가면 내용이 달라진다. 처음 계획했던 구상은 외부에 공개된 자료를 토대로 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하지만 실제 학교에 들어와 보니 다른 것들이 많다. 또 비전이라는 것은 누구 한 명이 나서서 ‘나를 따르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의 동의와 합의에 기초해야 한다. 기초공사가 튼튼하지 못하면 집이 무너지듯이 학내 의견을 수렴하고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발표 시기를 미뤘다.
현재 위원회가 꾸려져서 구체적인 실천 계획을 만들고 있다. 조금 더딜지 모르지만 기초공사가 튼튼한 비전을 세우기 위해 다양한 의견들을 모으고 있다. 또 그렇게 해야만 매니페스토가 가능하다. 구성원이 바라고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계획이어야만 실천력을 가질 수 있다.”

―총장 직무수행에 대한 스스로의 매니페스토는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학생과 교수, 직원 등 학내 구성원으로 이뤄진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직책 수행에 대한 평가를 받을 계획이다. 그리고 늘 구성원과 대화를 할 것이다. 얼마 전엔 학생 100여 명과 난상토론을 벌였다. 또 수시로 도서관이나 휴게실을 방문해 학생들과 대화를 한다. 총장실은 늘 열려 있고 언제든 학생들이 찾아올 수 있다. e메일과 트위터를 통해서도 학생, 교수, 직원 등과 소통에 힘쓰고 있다.”

―석 달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

 

“동덕여대가 7년간 학내 분쟁으로 시끄러웠다. 한 학생이 보낸 e메일을 보면 과거엔 남자친구를 데려와도 학내 구성원들끼리 서로 싸우는 모습에 창피하고 그랬지만 지금은 조용하고 분위기가 밝아져서 좋다고 했다. 정말 뿌듯했고 앞으로 학교를 위해 더 많은 봉사를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또 캠퍼스를 다니다 보면 학생들이 반갑게 인사하고 추운 날씨에 감기 조심하라고 덕담도 건넨다. 학생들을 볼 때가 제일 보람 있다.”

―짧은 시간에 학내 분쟁을 해결한 비법은 무엇인가.

“8월10일 이사회에서 임명되고 23일부터 본격 업무를 시작했다. 처음 왔을 때는 학교 구성원들이 의구심을 가졌다. 또 임시이사 체제였고 7년간 분규로 갈등이 매우 컸다. 임명 직후부터 무조건 사람들을 만났다. 교수, 직원, 학생들을 수차례 면담하면서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게 됐고 그를 통해 신뢰를 구축했다. 갈등은 소통이 없어 생기는 거다. 소통을 많이 하면서 점차 학내 분쟁도 줄었다. 또 학교를 투명하게 경영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래서 취임 후 진행된 모든 교무회의 내용이 학교 홈페이지에 공개된다. 투명과 신뢰, 소통이 비결이라고 본다.”

―과거 아주대 교수협의회 의장, 국민권익위 정책협의회장, 시민단체 활동 등의 경험이 학내 분규를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매니페스토 운동부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활동까지 시민운동이라는 것은 결국 일반 시민들로부터의 신뢰가 핵심이다. 또 정치학회장을 했던 경험, 학생들과 강의실에서 끝장 토론을 했던 경험들이 모여 이제 대학 총장으로서 일을 추진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학교 구성원들이 신뢰를 보내준 것에 정말 감사하고 이에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동덕여대는 앞으로 어떤 인재를 키울 것인가.

“21세기는 여성의 시대, 감성의 시대다. 동덕여대는 여성 리더, 감성 리더를 배출하는 데 좋은 시스템을 갖고 있다. 제4의 물결 시대에는 사회 모든 분야가 근본적으로 바뀐다. 이젠 어느 한 가지 일만 잘해선 안 된다. 인문사회 예술, 자연과학이 한데 어우러져 새로운 전문영역을 창출해낼 것이다. 그리고 동덕여대는 기본에 충실한 인재를 길러낼 것이다. 지식도 중요하지만 인간성과 바른 품성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밑바닥이 튼튼한, 기본 소양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다.”

―자신의 리더십 스타일은 무엇인가.

“소통의 리더십, 섬김의 리더십이다. 그러나 여기서 리더십보다는 소통과 섬김을 더 강조해야 한다. 리더는 앞에서 이끄는 것이지만 섬김은 뒤에서 받드는 것이다. 섬기고 봉사하고 그런 진정성이 배어나야 리더로서 인정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20년간 몸담았던 아주대를 떠나면서 5000만 원을 기부했다. 동덕여대에도 기부할 생각인가.

“아주대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고 그에 대한 보답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미 10년 전쯤부터 그런 마음을 가졌다. 동덕여대도 마찬가지다. 퇴임할 때 기부할 생각이다. 그러나 그 전에 학교를 내 집처럼, 구성원을 내 가족처럼 생각하며 진심으로 봉사를 하겠다.”

―총장으로서 앞으로의 다짐은….

“교수시절 학기마다 학생들에게 1학년 때의 초심을 잃지 말라고 얘기했다. 총장으로서 초심을 잃지 않겠다. 기본에 충실하면서 여성과 감성의 시대를 이끌어 갈 미래의 리더를 배출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우리 학생들이 비전과 꿈을 맘껏 펼칠 수 있게 모든 지원을 다 하겠다.”

윤석만 기자 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