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는 사람이 50세가 되면 지천명(知天命)이요, 60세가 되면 이순(耳順)이라고 했다. 공자 시대의 사람 수명을 오늘의 100세 시대와 비교하면, 지천명은 80세, 이순은 90세 정도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따라서 해방둥이인 필자도 이제는 지천명을 생각할 나이가 된 것 같다.
지난 5월은 계절의 여왕답게 여러 가지로 즐겁고 감사할 일이 많았던 달인 것 같다. 5월은 가정의 달로 어버이의 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등 경축할 일이 참으로 많다. 특히 34년 동안 대학교수로서 학교 캠퍼스에서 인생의 황금기를 보낸 필자는 아무래도 사제지간 관계에서 감사할 일이 생기게 되고 또한 이런 것을 통해 소확행을 맛보게 된다.
지난 5월에는 사제지간과 관련된 세 가지 즐거운 일이 있었다. 첫 번째는 대학 입학 60주년을 기념하여 동기생들과 모교 캠퍼스를 방문하여 강의를 받던 교실, 채플을 하던 대강당, 응원가를 부르던 노천극장 등등을 들러보고 60년 전 대학생활을 회상하는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특히 캠퍼스를 오가는 후배들의 낭만과 젊음이 넘치는 모습을 보니 새삼 대학시절로 돌아간 기분도 느낄 수 있었다.
그날 더욱 감사한 일은 올해로 91세가 되신 은사님을 초대, 점심 식사를 모신 것이다. 은사님은 아직도 정정하시고 또한 제자들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면서 대학 시절에 있었던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말씀하고 계시니 이 얼마나 즐겁고 감사한 일인가. 은사님은 물론 동기생들도 건강하기 때문에 대학 입학 60주년을 기념하는 작은 모임이 가능한 것이 아닌가.
두 번째 즐거운 일은 제자들과의 인연이다. 1981년 3월 대학교수로 초빙되어 처음 강단에 섰을 때 만났던 제자와는 4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매년 3~4 차례 만나 식사도 하고 때로는 음악회도 가고 서예전시회도 관람하면서 사제지간의 뜨거운 정을 나누고 있다.
지금은 중견기업의 대표이사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자랑스러운 제자와 그의 가족을 만날 때마다 스승으로서의 행복감이 충만한 것이 나만의 욕심은 아닌지.
세 번째 즐거운 모임은 지난달 말 대학 제자들 7명이 은사인 필자를 초청하여 안성 소재 골프장에서 골프 라운딩을 했다. 청명한 날씨에 제자들과 학교 때 이야기를 나누면서 초원을 걸으니 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일부 제자들은 그동안 자주 만났지만 일부는 30년 만에 만났으니, 이것이야말로 스승의 날이 있는 5월이 주는 사제지간의 소확행이 아닌지.
김영래(전 동덕여대 총장, 아주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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